[대전/충남]“억지로 읽히면 책과 멀어져요”

  • 입력 2005년 11월 11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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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강제하면 오히려 책에서 멀리질 수 있습니다.”

충남 아산의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이 독서 이력철을 만들어 학생의 책읽기를 독려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은 7월 26일부터 매주 화요일 교육부와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사이버 시위를 벌이고 있다. 3일에는 아산시 온양역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가졌다.

독서 이력철 정책은 학생의 독서이력을 학생부에 기록해 2010년 대학입시부터 비교과영역 서류평가와 면접에 반영한다는 내용.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에서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독서 이력철 정책이 △독서를 강제해 책읽기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교사의 업무부담을 늘리고 △개인적 흥미와 사상을 반영하는 독서이력을 관리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의 충남협의회장인 이휘라 씨(여)는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감동을 느끼고 그 자체로 기쁠 수 있어야 한다”며 “독서를 평가의 도구로 삼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독서법을 보급하고 이를 위한 교사 연수를 실시하며 학생이 이용하는 도서관에 전문 사서를 배치하는 등 독서환경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독서 이력철 제도를 도입하지 않도록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충남교육청에는 이 제도를 수용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건의서를 보내기로 했다.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은 10년 째 공부방 등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토론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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