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지하철 역이름 소재로 시집낸 박해수씨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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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 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대구 시민들이 시를 읽으면서 위안을 받고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박해수(朴海水·57) 씨가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을 기념해 대구지하철 1·2호선 역 이름을 제목으로 삼아 쓴 시를 담은 시집을 펴냈다.

‘살아있는 만남’이라는 제목의 이 시집(120쪽)에는 대구지하철 2호선 26개 역사와 지하철 1호선 30개 역사의 이름을 소재로 삼은 시 56편이 담겨 있다.

시집 출판 비용을 모두 부담한 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는 시집 3000여 부를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일인 18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줄 예정이다.

그는 “지하철 역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지리적인 특색, 향토성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역 마다 지니고 있는 이미지를 형상화 했다”고 밝혔다.

1985년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저 바다에 누워’의 가사가 된 시 ‘바다에 누워’의 작가로도 유명한 그는 1998년부터 전국 760여개의 기차역을 직접 찾아가 각 역이 지닌 서정을 담아낸 시 760여 편을 7년에 걸쳐 발표했다.

그는 “지하철역은 지상의 기차역과는 달리 어두컴컴한데다 애틋한 사연 등이 별로 없어 시적 이미지를 잡기 위해 역사를 여러 번 찾기도 하는 등 창작에 애를 먹었다”며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이 시들이 널리 읽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일에 시민들이 전동차에서 내가 펴낸 시집을 펴들고 ‘맑고 밝은 심성’을 가꾸는 모습을 상상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1974년 시 ‘바다에 누워’로 제1회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그는 현재 대구문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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