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癌고개’ 넘으니 60대이후 백내장 ‘복병’

  • 입력 2005년 7월 21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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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30대에는 정신분열증, 40대에는 암, 50대에는 만성신부전증, 60대 이후에는 노인성 백내장.’

연령대별로 고액 진료비를 내는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질병들이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전국 병의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중 연간 진료비가 300만 원이 넘는 고액 환자를 조사한 결과다. 고액 환자들은 연 82∼338일의 장기 진료를 받으며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질병 환자들이다.

이에 따르면 9세 이하에서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장애아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10대에 들어서면 활발해지는 육체 활동 때문에 다리 골절로 인한 고액 환자가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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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대에 나타나기 시작해 20, 30대 때 절정을 이루다 50대 이후에선 사라졌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河智賢·용인정신병원) 박사는 “정신분열증 발병 시기가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집중되고 이 시기엔 고가의 약물을 주로 처방받지만 보호자와 경제력이 없는 중년 이후의 환자들은 진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인 사망률 1위인 암은 40, 50대에게 가장 재정부담이 큰 질병이었다가 60대에 5위로 떨어지고 70대에서는 순위 밖으로 사라졌다. 이는 암 환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고령자일수록 고액 진료비를 내는 다른 질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노인자살 20년새 5배로▼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가운데 남성은 폐암과 위암 등 암으로 숨지는 사람이 가장 많고 여성은 뇌혈관 질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홀로 사는 노인이 늘면서 고령자의 자살률도 20년간 5배로 늘었으며 남성 노인의 자살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고령자 사망원인 분석결과’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고령인구 10만 명당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961.2명으로 암이 최대 사망원인이었다. 그 다음은 뇌혈관 질환(744.2명) 심장 질환(310.8명) 당뇨병(223.7명) 순.

남성은 암으로 숨진 사람이 인구 10만 명당 1515.8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혈관 질환(809.7명), 심장 질환(330.0명), 만성호흡기계통 질환(307.9명), 당뇨병(238.5명)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암(615.1명)보다는 뇌혈관 질환(703.3명)이 최대 사망원인으로 꼽혔으며 다음은 심장 질환(298.9명), 당뇨병(214.5명) 순이었다.

암 중에서는 폐암, 위암, 간암 등 3대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여전히 높지만 대장암과 췌장암 등 기타 암으로 인한 사망자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1983년부터 2003년까지 20년간 대장암으로 인한 고령층 사망자는 6.8배로 늘었으며 췌장암 사망자도 7.2배로 증가했다. 당뇨병 사망률도 1983년 33.4명에서 2003년 223.7명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고령자의 자살률은 1983년 10만 명당 14.3명에서 2003년 72.5명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또 2003년 한 해 동안 자살한 남성 노인은 10만 명당 113.4명으로 여성(46.9명)의 2배를 넘었다. 고령자의 자살률은 △2000년 35.6명 △2001년 42.2명 △2002년 55.8명 등으로 증가해 왔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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