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일제고사 부활하면 학력신장 되나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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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1월 31일 발표한 학력 신장방안이 다른 시도로 확산될지 여부에 교육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등학교는 1996년 사라진 일제고사를 부활하고 성적통지서에 단계별 성취도를 상세히 알려준다는 것이고, 중고교에서는 서술·논술형 평가방식을 늘리며 수준별 이동수업을 확대하는 것이 학력신장 방안의 뼈대이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일부 교원 단체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서 수우미양가 제도를 없애버린 취지를 떠올리며 자칫 과다 경쟁심리 조장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인천시교육청은 교육 전문가들과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학력신장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시험지에 나타난 지적 성취수준을 ‘학력’으로 간주해 학생들을 시험지옥으로 몰아넣는 전철을 밟지 않아야 된다. 학습지 수련장 참고서가 판치고 학원, 과외 등 사교육비 증가를 부채질해 공교육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력은 일제고사를 부활시킨다고 해서 신장되는게 아니다. 교육에서의 경쟁은 서열위주의 ‘개인경쟁’이 아니라 우리 분단, 우리 반, 우리 학년, 우리 학교가 더 잘해야 한다는 ‘집단 경쟁’이어야 한다. 그래야 이기심 대신 공동체의식을 키워줄 수 있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전제로 학력평가의 본질에 충실한 학력신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사교육비의 증가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초래되지 않도록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를 바란다.

허원기 인천시교육위원 wkhuh@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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