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유 씨가 지난해 5월 말 서울 종로구 원남동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혐의가 확인돼 그를 기소하도록 검찰에 건의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유 씨는 지난해 7월 경찰 조사에서 “원남동 노인도 내가 죽였으니 당신들이 증거를 찾아보라. 현장에서 발견된 신발 크기는 맞겠지만 내가 밑창을 갈았기 때문에 그건 증거가 안 되고 목격자도 내 얼굴은 보지 못했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였었다.
당시 유 씨는 사건 현장의 건물 구조나 출입문의 방향, 침입 경로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나 이후 진술을 번복하는 바람에 수사에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경찰 접견수사를 받던 유 씨는 15일 시신의 냄새를 없애려고 세제를 뿌려 놓은 사실이나 당시 훔친 현금 100만 원을 인근 은행에 입금한 사실 등 구체적인 정황을 털어놨다.
유 씨는 또 “원남동에서 훔친 고가의 시계가 감정을 받아보니 모조품이라고 해서 버렸다”며 당시 감정을 해 준 사람을 직접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남동 살인사건은 금품을 훔치기 위해 저지른 것”이라며 “유 씨가 범행을 부인해 온 것은 기존에 주장했던 살인 동기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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