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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21일 1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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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는 한강에 투신자살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측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고, 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창원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최인석)는 21일 “피고인은 남씨측 돈이 인사청탁의 대가인줄 모르고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사기록과 주변 관계자 진술을 종합하면 인사 청탁과 관련된 돈이라는 사실을 짐작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대통령 친인척 비리 근절을 위해 엄정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피고인이 먼저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여러 차례 돌려주려고 애쓴 데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과 유사 사례를 참조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노씨 변호인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부장판사는 이날 선고를 내린 뒤 “피고인이 대통령의 형이기 때문에 주위사람이나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 나아가 대통령도 피고인의 처신에 관해 쓴소리를 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말씀드린다”며 건평씨를 자리에 앉히고 3분 동안 ‘훈계’를 했다.
형사소송규칙에는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적절한 훈계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훈계문을 따로 만들어 낭독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는 “대통령 친인척이 폼 내고 대접받으면서 지내면 결국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겸손과 인내와 은둔으로 살아가면 그 영광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대통령 임기가 많이 남았으니 부디 자중자애하고 각별히 처신을 조심해 다시는 대통령 친인척으로 인한 물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며 말을 맺었다.
최 부장의 훈계를 듣고 재판정을 나서는 건평씨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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