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민단체 ‘광천동터미널 신설도로’ 반대운동 나서

  • 입력 2004년 5월 13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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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과 광주신세계백화점을 분리하는 도로 신설을 둘러싸고 시민단체들이 ‘금호그룹 땅장사 음모’를 주장하며 공개적인 반대운동에 나섰다.

광주 ‘참여자치21’ 등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천동 터미널 축소매각 반대대책모임’은 13일 성명을 내고 “광주시가 최근 교통영향심의를 거쳐 분리도로 설치를 허용한 것은 기업이기주의에 들러리를 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터미널 분리도로 신설은 교통체증 완화와 버스동선 변경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도시계획시설인 터미널을 분할, 시설변경을 한 뒤 백화점 터를 매각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금호 측이 반강제적인 터미널 부지수용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특혜로 땅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곧 반대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는 11일 교통영향심의위(위원장 문봉주 도시교통국장)를 열어 △신설 도로는 무진로에서 터미널 동쪽 주차장으로 진입은 가능하되, 백화점 진입은 불가능하도록 교통섬 설치 △백화점 지하주차장 진출입동선 변경 검토 등을 조건으로 분리도로 신설을 허용했다.

문제의 도로는 금호산업㈜ 측이 올해 초 터미널 일대 교통체증을 완화 등을 위해 터미널과 백화점 사이에 길이 180m, 너비 폭 7∼15m 규모로 신설하겠다며 교통영향심의를 요청했었다.

금호 측 관계자는 “이번 시설변경안은 터미널 주변 교통환경 개선과 함께 터미널 운영적자를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금호 측은 2월 “10년간 2500억원의 누적적자에 이어 올 4월 고속전철 개통 등으로 터미널 경영환경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는 시 발전에도 저해요소가 될 것”이라며 시민단체 측에 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금호 측은 1991년 터미널 부지 매입 당시 토지 소유주들이 반발하자 ‘토지수용령’을 활용해 땅을 사들였으며 1995년 백화점 신축 때 1층을 시민편의시설로 활용한다는 조건을 붙여 건축 허가를 받았다.

김 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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