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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2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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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과학대(학장 최계호·경북 칠곡군 기산면) 전통식품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기동(李基東·41·발효건강식품과) 교수는 21일 경북도로부터 ‘과학기술대상 기술상’을 받았다.
이 교수는 농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식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는 참외에서 ‘참외식초’를 만들었고 이것을 참외밭에 뿌려주면 살균살충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의 손을 거치면 농산물의 부가가치가 달라진다.
2001년부터 성주 참외를 대상으로 이 방법을 적용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참외식초가 농약을 대신하면서 성주 참외는 ‘친환경 참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확량이 늘었고 품질도 좋아졌다는 게 농민들의 이야기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로 감자식초를 개발했고, 송이김치를 개발해 상품으로 만들었다. 영천 녹전영농조합과 공동으로 가시오가피와 산수유를 이용한 약용가공식품을 만들었다.
국내 굴지의 식품가공업체인 제일제당은 그에게 “어떻게 하면 기능성 음료의 유통기간을 개선할 수 있느냐”며 연구를 의뢰하기도 했다.
성주 참외에 이어 고령 딸기, 영덕 복숭아 등 지역 특산물들이 그의 손을 거쳐 새로운 가공식품으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양파의 고장 경남 창녕군이 “양파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농산물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농민과 농업이 위축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지나면 우리 농업도 자생력을 가질 것”이라며 “성주 참외처럼 부가가치를 높여나가면 어느 나라 참외와 겨뤄도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경북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식품개발연구원(경기 성남)과 한국원자력연구소 등에서 일한 그는 일찌감치 가공식품을 통한 농산물 경쟁력에 눈을 떴다.
1998년 경북과학대에 부임한 뒤 5년 동안 농산물 가공관련 논문 99편, 발명특허 출원 14건, 농산물 가공상품화 26건 등의 왕성한 연구활동을 했다.
한국식품과학회와 한국식품영양학회는 2002년 그에게 학술진보상을 주었다.
산업체에서 필요한 분야를 실무 중심으로 교육하는 덕분에 그의 지도를 받은 학생 가운데 취업에 실패한 경우는 거의 없다.
“농산물 개방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농민들도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면 시장 개방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습니다.”
칠곡=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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