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출구조사]한나라 “野에 상처 주려는 편파수사”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56분


21일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출구조사 방침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출구조사가 본격화할 경우 총선 후 가까스로 추스른 당의 전열이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내 일각에선 총선 후 정치권 사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돈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당 지도부의 기류는 강경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대선자금 수사 결과 ‘700 대 0’은 누구도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검찰의 이 같은 불공정 편파수사가 먼저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검찰이 야당에 대한 편파수사를 시정하지 않고 출구조사까지 밀고 간다는 것은 진짜 편파수사”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는 공정성과 형평성을 완전히 상실한 기획 편파수사였다”며 “터무니없이 입구조사를 해놓고 이제 와서 그 출구를 뒤지겠다는 것은 새롭게 태어나려는 야당에 상처를 입혀 거대 여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아닌가”라고 공세를 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승리한 권력엔 면죄부를 주고 패배한 야당에만 칼을 휘두르는 것은 법치의 근본을 부정하는 일”이라며 “검찰은 노무현 캠프의 불법자금 전모부터 성역 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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