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 입력 2004년 4월 21일 16시 49분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중 일부가 아직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연구소에서 지난해 6"<8월 조사에 동의한 위안부 생존자 26명을 상대로 심리 검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8명(30.8%)이 PTSD 환자로 진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는 21일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을 상대로 한 정신의학적 조사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정치사회적 보상 뿐 아니라 의학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소는 조사를 받은 일본군 위안부 전원이 당시 반복된 성행위를 강요당했으며 구타와 감금, 굶기기, 죽음의 목격 등으로 공포에 떠는 '외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이들이 외상과 관련된 느낌이나 대화를 피하려 했고 대부분의 경우 외상에 대한 반복적이고 고통스러운 회상과 꿈, 수면장애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외상과 관련된 자극을 받을 경우 보통 사람들에 비해 분노를 잘 참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에 PTSD 증상을 보인 8명 외에도 조사 대상 위안부 전원이 과거에 이같은 증상을 갖고 있었으며 이번 조사에서도 다양한 관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연구소측은 "PTSD 환자들과 과거 PTSD를 앓았던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이나 사회적 능력, 지지 단체나 가족의 유무 등 사회인구적인 변수들로 인해 증상의 경감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그러나 "위안부로서의 경험이 너무 심각해 다른 사회인구적인 차이를 압도했기 때문에 두 부류의 차이점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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