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30代, 日어린이 폭행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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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앓아오던 30대 남자가 일본인에게 맞은 적이 있다는 이유로 일본인 학교에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일본 어린이에게 중상을 입혔다.

대구에 사는 박모씨(36·무직)는 28일 친구 문병을 위해 상경해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병원에 들렀다가 인근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셨다. 그는 29일 오전 1시경 일본말을 하는 3명과 시비가 붙어 술김에 싸움을 벌였으나 그들에게 뺨과 배를 얻어맞았다.

박씨는 분한 마음에 날이 밝자 곧바로 철물점에서 흉기를 사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 ‘S일본인 학교’로 찾아갔다. 그는 교문 밖에서 서성이다 오전 10시경 유치원 통학버스가 도착하자 학교 안으로 뛰어들어가 버스에서 내린 한 일본 어린이(5)에게 흉기를 휘둘러 머리에 상처를 입혔다.의 얼굴을 흉기로 찍었다. 박씨는 이어 근처에 있던 여자 어린이(6)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려 했으나 이를 발견한 학교 경비원들이 제지해 여자 어린이는 다치지 않았다.

머리를 맞은 남자 어린이는 두개골이 7cm가량 함몰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박씨가 언어장애 증상이 있으며 최근 4년간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우울증으로 입원한 경력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29일 박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필리핀에서 열리고 있는 2차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포럼(FEALAC)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아베 마사토시(阿部正俊) 일본 외무성 부상을 만나 “어린이가 다친 것은 유감”이라며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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