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지망생이던 이 학교 김숙희(金淑姬·51) 대표는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1980년 귀국해 대학에서 연극이론을 강의하다가 어릴 때 꿈과 교육을 접목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 97년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부모가 내는 회비와 정부보조금으로는 인건비는커녕 45평의 학교 공간의 임대료를 감당하기도 버거웠다.
이를 보다 못한 한 강남 어린이 부모가 강남에 있는 자신의 건물을 내줄테니 이사 오라고 했지만, 김 대표는 사양했다. ‘물질이 앞서는 강남 분위기를 이겨내기 힘들 것 같아서’였다. 어린이들에게 사람답게 사는 법, 더불어 사는 법, 사랑할 줄 아는 법을 가르치는 데는 아무래도 강북이 낫다고 판단한 것.
“혼자 구석을 지키던 자폐아가 6개월 과정을 마친 뒤 공개 공연에서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을 지켜보며 흘리는 부모의 눈물이 제겐 크나큰 힘이 됩니다.”
9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이 학교 마당극놀이반의 ‘허수아비의 꿈’ 공연 때도 눈물을 훔치는 부모들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 학교 교사 11명은 대부분 전현직 연극배우로, ‘아이를 좋아 한다’는 이유로 무료봉사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들의 헌신과 노력이 아이들의 변화를 가져온 주역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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