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불분명해도 업무상 재해 인정"

  • 입력 2004년 1월 11일 14시 27분


사망원인이 불분명하더라도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상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창석·金昌錫 부장판사)는 11일 회식 도중 쓰러져 숨진 장모씨 부인이 "사망원인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 폭주로 인해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누적된 점이 인정된다"며 "비록 뚜렷한 사망원인은 알 수 없지만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혈관질환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에 근무하던 장씨는 주문량 급증으로 2001년 2월부터 매월 88시간~100시간의 연장근로를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 2002년 5월 회식 자리에서 소주를 2잔째 마시던 중 쓰러져 숨졌으며 근로복지공단이 "병원에서도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자 부인이 소송을 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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