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방역망 ‘구멍’…경주 나주 천안서도 감염 확인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20분


코멘트
조류독감이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 오후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한 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닭 도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음성=연합
조류독감이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 오후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한 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닭 도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음성=연합
‘조류(鳥類)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첫 발생지역인 충북 음성군에 이어 충남 천안시와 경북 경주시, 전남 나주시에서도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닭과 오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또 충북 청주시와 경기 안성시에서는 조류독감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조류독감이 확인된 경주시와 천안시에도 또 다른 조류독감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관련기사▼
- 조류독감 영향 관련업계 타격
- 충북 '조류독감' 오리 매립 총력
- 철새-운송차량 통해 전파 추정
- 닭고기 매장판매 25% 감소
- “닭-오리고기 익혀먹으면 안전”
- “곳곳 매몰 구덩이… 온동네 쑥대밭”

조류독감의 여파로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소비가 줄고 가격이 떨어졌으며 나주 지역의 오리 및 닭 가공업체인 화인코리아가 부도를 내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농림부는 21일 밤 △경주시 안강읍 이모씨 닭 농장 △나주시 산포면 매성리 민모씨 오리농장 △천안시 북면 H사 오리농장 △천안시 직산읍 H사 오리 직영농장 등 4곳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2일 오전 1시 현재 조류독감이 최종 확인된 곳은 음성 5곳을 포함해 모두 9곳으로 늘어났다.

이들 농장은 최초 발생지역인 음성군 삼성면 H농장에서 최고 수백km 이상 떨어져 있어 정부가 이번 조류독감 발생 이후 H농장을 중심으로 설정한 ‘위험지역(반경 3km 이내)’과 ‘경계지역(반경 3∼10km 이내)’ 방역망이 뚫렸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천안시 북면에 있는 농장은 충북 음성과 진천군, 충남 천안과 아산시, 경기 여주군 등에 있는 오리농장 22곳에 새끼오리를 공급하기 때문에 이 농장을 통해 조류독감이 다른 지방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농림부는 추정했다.

정부는 21일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조류독감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조류독감 발생 후 소비가 급감한 닭고기의 수급안정을 위해 30억여원을 들여 닭 250만마리를 긴급 수매키로 했다.

또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해당 시군 보상금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한 시가(時價)대로 보상키로 하고 우선 70억원을 충남 및 충북도에 배정했다.

한편 경주지역 농민들은 “문제의 닭들은 이번 조류독감이 첫 발생한 음성 지역 농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경주에 닭들이 도착한 시기가 11월 16일로 밝혀졌다”며 “조류독감 잠복기간(4∼5일)을 감안할 때 만약 조류독감으로 확인될 경우 다른 경로를 통해 경주 현지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