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사정위 탈퇴 검토"

  • 입력 2003년 9월 5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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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4일 발표된 '노사관계 개혁방향(로드맵)'에 반발, 노사정위원회 탈퇴를 검토하기로 했다.

5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4일 오후 열린 회원조합 대표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노사관계 로드맵이 일방적으로 재계에 치우쳤다"며 "차라리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자"는 의견을 제시, 격론이 벌어졌다.

한국노총은 그러나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석연휴 뒤 열리는 산별 대표자회의에서 노사정위 탈퇴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로드맵이 사용자의 대항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편향돼 있으며 노동권 강화부분은 '구색 맞추기'에 그치고 있다는데 대부분 공감했지만 노사정위 탈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 검토는 일단 경영계를 겨냥한 '협박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노사관계 법 제도 개선방안 각각의 쟁점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와 협상을 벌이는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라는 것.

그러나 만약 한국노총이 실제로 노사정위를 탈퇴한다면 노-사-정 협의기구인 노사정위는 존립의 기반을 잃고 '합의에 의한 노사관계'는 설 땅을 잃게 돼 향후 노사, 노정(勞政)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1998년 2월 정리해고 및 근로자 파견 법제화에 반발, 노사정위를 탈퇴한 이후 지금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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