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미도~영종도 뱃길 늘려줘요”

  • 입력 2003년 1월 14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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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천 중구 월미도 선착장에서 차를 배에 싣고 영종도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안모씨(여·44)는 배를 놓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안씨는 “배가 정해진 시간에 떠나지 않아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바람에 체면을 구기는 일이 자주 생긴다”며 “이 항로가 독점으로 운영되면서 서비스 질이 떨어졌고 간혹 불만을 얘기하면 승무원들이 듣기 민망한 소리를 퍼붓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인천 중구 월미도∼영종도 배편이 독점항로로 운영되면서 ‘복수 항로’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건설공사에 따라 한시적으로 운항되던 서구 율도∼영종도 항로가 운항을 중단하면서 월미도∼영종도 항로가 인천과 영종도를 오가는 유일한 항로가 된 이후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현재 이 항로를 운항하는 배편은 Y해운이 독점 운영하고 있다. 겨울철엔 하루 평균 2500여명이, 여름철에는 5000여명이 이용한다.

배는 매 시간 정각과 30분에 출항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용객이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 도착해도 배가 떠났거나 2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점 항로로 운행되면서 주말 월미도와 영종도의 선착장은 전국에서 밀려든 차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영종도 주민들은 선착장에 200m 이상 늘어선 차량 행렬을 기다리지 못해 신불도 인터체인지에서 공항고속도로를 타고 북인천 인터체인지를 통해 인천으로 오고 있다.송규양(宋圭陽·영종초교 금산분교 교사)씨는 “선착장에서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40분 이상 걸리는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 주민들로 구성된

‘영종지역주민발전협의회’는 지난해 12월27일 주민 3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여객선을 복수항로로 운항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건설교통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시, 중구청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장석호(張錫鎬·50) 영종도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은 “관련 기관은 선착장 부지를 확보하고 항로를 복수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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