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먼데이]고양시 '여성축구단'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22분


고양시 여성축구단 단원들이 훈련에 앞서 큰 소리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고양=이동영기자
고양시 여성축구단 단원들이 훈련에 앞서 큰 소리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고양=이동영기자

16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열병합발전소 운동장. ‘고양시 여성 축구단’ 선수들이 남성들 못지 않은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축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단원은 모두 35명으로 대부분 주부다. 2001년 11월 창단된 이 팀은 첫 출전 대회인 올 5월 대전광역시장기 전국 주부축구대회에서 3위, 6월 경기도 제2청이 주최한 여성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이 운동장에 모여 가벼운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패스, 드리블 연습에 이어 편을 나누어 실전 훈련을 한다.

축구단 회장은 장석자씨(43), 감독은 김미경씨(42)가 맡고 있으며 도로공사 배구선수 출신인 유상분씨(42·여)도 선수로 뛰고 있다.

회장 장씨는 “운동량이 많아 심폐기능이 이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며 축구예찬론을 폈다. 그는 4월 울산에서 열린 여성부장관기 여성축구대회에서 갈비뼈 2개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도 전혀 알지 못한 채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누비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팀은 완벽한 팀워크와 열정 덕분에 지금까지 참여한 10여개 대회에서 매번 상위권에 들었다.

고양시 생활체육협의회 이중구 사무국장(57)은 “마음은 이들과 함께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충분히 지원하지 못해 선수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축구가 좋아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가슴을 터놓고 고민거리도 이야기하고, 살림살이 정보도 교환하는 등 여느 친척보다 가깝게 지내고 있다.

주부선수 대부분은 시작 초기 남편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부부가 축구 얘기를 하거나 함께 축구를 하는 등 부부애가 더욱 좋아졌다는 것.

회장 장씨는 “이제 아줌마들의 힘을 집에서만이 아니라 축구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올 겨울 추위에도 맹훈련을 계속해 내년 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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