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늘天 따地…서당이 좋아요"

  • 입력 2002년 8월 2일 21시 22분


“인생불학(人生不學)이면 여명명야행(如冥冥夜行)이라.”

2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 구내 민속원안 의인정사. 2박 3일동안 숙식을 하면서 서당체험을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울려나온다.

서당체험은 영남대가 여름방학을 이용해 마련한 프로그램. 옛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오는 민속원에서 학생들은 간단한 한문과 붓글씨, 탁본, 민속놀이 등 조선시대 서당을 거의 그대로 체험한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절. 아이들은 오전 6시 잠자리에서 일어나 오후 11시 잠들 때까지 방청소와 정리정돈, 마당쓸기, 훈장선생님에 대한 예의를 하나하나 몸에 익힌다.

8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서당체험에 참가한 학생은 216명. 빠듯한 일정을 마친 경산진량초등 4학년 오효택(吳孝澤·11)군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과 같다는 ‘人生不學, 如冥冥夜行’이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며 “서당생활이 컴퓨터 게임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훈장선생님을 맡고 있는 영남대 박물관 전일주(田日周·41)씨는 “짧은 시간이지만 서당생활을 마치면 아이들이 좀 의젓해진다”며 “앞으로 중고교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산〓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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