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건시장 ‘토요데이트’…‘희망촌’ 주민들과 대화

  • 입력 2002년 6월 28일 18시 35분


이 달 말 퇴임하는 고건(高建)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마지막으로 시민들과 ‘토요 데이트’ 행사를 갖는다.

토요 데이트는 1998년 7월 고 시장이 민선 2기 시장으로 취임한 직후 시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열린 시정’을 강조해온 고 시장은 공휴일과 해외출장, 국가행사, 지하철 파업 등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빠짐없이 토요 데이트에 참여했다.

고 시장이 토요 데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노숙자들이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고 시장은 즉각 서울시 사회복지과에 ‘노숙자대책 전담팀’을 만들도록 했고 이 팀은 1999년 5월 노숙자대책반으로 승격돼 거리 노숙자 및 보호시설 관리업무를 전담했다.

지금까지 고 시장이 직접 주재한 토요 데이트는 165회로 총 401건으로 집계됐다. 집단민원이 3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민원 36건, 제안 및 건의 15건, 초청 42건 등이었다. 직접 대면한 시민은 모두 3021명.

이 가운데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저층주택 밀집지역에 고층아파트 1개동을 신축할 경우 주거환경 악화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나홀로 아파트 관리대책’, 주택 및 학교주변 숙박시설 신축 억제대책, 주택재개발 조합원의 입주권제도 개선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고 시장은 “생활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100%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함께 고민하는 자세로 대안을 모색하면 70∼80%는 마음이 풀리곤 했다”고 말했다.

29일 토요 데이트에서는 노원구 상계동의 속칭 ‘희망촌’ 주민들이 고 시장과 만나 개발제한구역을 빨리 풀어달라는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비공개로 진행했던 토요 데이트를 이날에 한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당선자도 최근 “시민들과 정례적으로 만나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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