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재개발 비리에도 검찰간부 개입

  • 입력 2002년 6월 21일 16시 39분


경기 부천시 범박동 재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21일 시공업체인 기양건설산업의 로비스트 김광수씨(57)가 검찰 고위간부 K씨의 소개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모 변호사를 만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김씨가 검찰간부 K씨 등에게 금품을 전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김 대통령의 구속된 또 다른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의 사촌동생이다.

김씨는 지난해 초 이 변호사의 소개로 만난 이형택씨에게 기양건설이 S종금에서 부실채권을 싸게 사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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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들에게 “한 법조인이 나에게 김씨를 소개해줬다”고 시인했으나 그 법조인이 검찰간부 K씨인지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이형택씨와 이 변호사를 소환해 김씨를 만나게 된 경위와 김씨에게서 금품을 받았는지를 조사했다.

김씨는 “이형택씨를 10여년 전부터 알고 있어 다른 사람의 소개를 받을 필요가 없었고 K씨나 이 변호사에게 금품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변호사도 “소개해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기양건설 회장 김병량(金炳良)씨의 항소심 재판에 대한 선처 청탁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김병량씨 관련 사건 무마 명목으로 기양건설 측에서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1일 김광수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씨가 부천지청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주에 기양건설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과 경찰 직원 6명, 부천시 간부 등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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