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학생-부모 과학 공동학습 반응 좋다

  • 입력 2002년 5월 17일 02시 56분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만수동 만수북초등학교 내 동부과학교육관 실험실습실.

정규수업이 모두 끝난 시간이지만 ‘저학년 학생·학부모 과학공동학습’에 참가한 50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날의 실험실습 과제인 ‘간이 전동기’를 만들고 있다.

“선생님, 모터에 달린 코일은 전동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진지한 수업분위기를 말해 주듯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이 쏟아진다.

매주 수요일 오후 3∼5시 동부과학교육관에서는 이처럼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과학공동학습이라는 ‘이색수업’이 열린다.

5월부터 시작한 과학공동학습은 11월 6일까지 20회 운영될 예정이다. 각 학교에서 추천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고사를 통해 25명을 선발해 교육하고 있다.

과학공동학습은 98년 남부교육청이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북부교육청도 시행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동부교육청까지 확대된 것이다.

과학공동학습은 학생과 학부모가 정해진 과제를 직접 실험실습을 통해 확인해 봄으로써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잘 도는 팽이 만들기’를 주제로 실험 실습을 할 때는 ‘관성’이란 과학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론을 설명한 뒤 두꺼운 도화지를 이용해 원판, 삼각판, 육각판 모양의 팽이를 만들게 한다. 그 뒤 팽이의 모양과 도는 시간과의 관계를 분석한 뒤 스스로 관성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규한군(10·석천초교 3학년)은 “엄마와 함께 과학 실험실습에 몰두하다 보면 창의력이 쑥쑥 커지는 것 같다”며 “내가 과학을 좋아하는 것을 엄마가 이해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광자씨(39·남동구 만수6동)는 “영어나 수학 등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만큼이나 아이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과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과학에 대한 아이의 궁금증을 적극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모의 노력이 뒤따를 수 있어 교육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공동학습은 과학분야의 우수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지속적으로 교육함으로써 과학인재를 일찍부터 길러낼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시교육청은 과학공동학습를 거친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선발시험을 거쳐 과학영재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중학교 2·3학년 과학영재아는 인천대 부설 과학영재교실에 보내고, 고교 1학년 과학 영재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부설 사이버 과학영재교실에 참여시키고 있다.

문창석 만수북초교 과학부장(40)은 “과학공동학습의 궁극적 목표는 창의력과 과학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것”이라며 “최근 우리 사회의 과학에 대한 이해 부족, 이공계 학문에 대한 기피현상을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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