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代 뇌성마비 장애인 “철책근무 命받았습니다”

  • 입력 2002년 4월 25일 17시 58분


비무장지대 철책 근무를 자원했던 뇌성마비 1급 장애인 박세호씨(34·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가 본인의 희망대로 입대 기회를 갖게 됐다.

국방부는 올 2월초 가수 유승준씨의 병역기피 파문 이후 국방부 홈페이지에 “단 하루라도 좋으니 비무장지대에서 철책 근무를 서고 싶다”는 사연을 올린 박씨에게 군번을 부여하고 입대시키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88장애인올림픽’ 2관왕인 박씨는 30일 서부전선 전진부대에 입대하게 된다. 박씨는 당초 지난달 입대키로 되어 있었으나 전방의 기온이 낮아 입대가 늦춰졌다.

입영열차를 타고 입대하는 박씨는 1박2일 동안 철책 근무는 물론 신병기본교육을 받은 뒤 5월1일 명예전역증을 받고 이등병으로 제대하게 된다는 것.

박씨의 군입대 자원에 감동받아 입대를 자원한 다른 장애인 2명도 함께 입대해 같은 훈련을 받게 될 예정이다.

박씨는 부인 이상미씨(38)를 통해 “꿈을 이루게 돼 무척 기쁘다”며 “많은 청년들에게 신성한 국방 의무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오른쪽 팔만 사용할 수 있는 중증 장애인으로 ‘한 팔로 건져올린 세상’이란 자서전을 출간했으며 88장애인올림픽에 이어 올해 부산에서 열릴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투포환과 투곤봉 등 2종목에 출전할 계획이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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