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다세대주택 가스폭발 붕괴]4개월 영아 잔해서 극적구조

  • 입력 2002년 3월 21일 00시 05분


인천 부평구 다세대주택 폭발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3층 건물이 폭삭 내려앉아 콘크리트더미와 가구 등이 마구 뒤엉켜 있었다. 사고 현장에는 경찰관과 인천시 소방본부, 도시가스 관계자 등 300여명이 출동해 반경 100m 주변을 통제한 채 잔해제거 작업을 벌였다.

○…다세대주택은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하게 무너진 모습이었다. 경찰관과 119구조대원들은 6m 높이로 쌓인 콘크리트더미를 굴착기 3대와 산소용접기 등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심한 먼지와 매캐한 연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밤 11시반경부터는 황사가 섞인 비가 뿌리기 시작해 구조작업을 더 힘들게 했다.

그러나 구조대원들이 잔해더미에서 생후 4개월된 이나길양을 구조해낸 것을 비롯해 속속 생존자를 구출해내자 현장 부근에 몰려 있던 시민들은 탄성을 올리며 병원에 실려가는 이들이 무사하기만을 기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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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건물은 연면적 88평으로 94년 3월 준공허가가 났으며 지하 1층은 대피소로 허가났지만 기도원으로 전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건물 주인 홍미자씨(61·여)도 이날 밤 늦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 40여명이 다니는 기도원에서는 사고 당시 예배가 없어 그나마 대형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인천시 소방본부 등은 이날 강한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순식간에 붕괴됨에 따라 사고 원인을 일단 가스 유출에 이은 폭발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이 완전히 사라져 폭발 지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

한국도시가스안전공사 인천본부 관계자는 “건물의 붕괴 상태로 보아 일단 지하층의 LP 가스통이 터지면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사고 직후 주변 도로는 몰려든 인파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면서 친인척의 안전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몰려와 사고 현장의 참상을 목격하고 오열을 터뜨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어머니가 숨진 사실을 확인한 50대 유가족은 “어처구니없는 인재로 가족을 잃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부천세림병원에 입원 중인 백운철(43) 박종애씨(39) 부부와 아들 백광훈군(19)은 붕괴된 다세대주택에 붙어 있는 단독주택 주민. 박씨는 “남편과 거실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거실 유리창이 깨지면서 파편이 온 몸에 튀었다”고 말했다. 옆방에서 컴퓨터작업을 하던 백군도 파편 등으로 다쳤다.

부평〓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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