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체포당일, 이형택-신승남씨 골프회동

  • 입력 2002년 2월 7일 06시 41분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6일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에 대한 수사 중단 요청 의혹과 관련,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을 조만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 전 총장은 대검 중앙수사부가 이씨를 긴급체포한 지난해 9월2일 경기 용인시 L골프장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골프 모임은 이범관(李範觀·서울지검장으로 전보 예정) 인천지검장이 주선했다.

이 지검장은 “이형택씨는 고교 동기 동창인데다 대통령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이씨가 관리 대상이어서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사적으로 골프를 쳤다”면서 “당시에는 이용호씨 사건이 알려지지도 않아 모임에서 이용호씨에 관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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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신 전 총장을 상대로 동생이 이용호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위와 이씨 측에서 수사 중단 요청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신 전 총장이 대검 차장으로 있던 2000년 8월 당시 국가정보원 김은성(金銀星) 2차장과 김형윤(金亨允) 경제단장과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골프 모임에는 호남 출신 현직 검사장 2명과 차장 검사 1명이 참석했다. 특검팀은 김형윤 전 단장 집에서 이들이 골프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골프를 친 시점은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씨에 대한 금융감독원 등의 내사가 진행되던 때였으며 김 전 차장과 김 전 단장은 2000년 10월 이후 진행된 ‘정현준(鄭炫埈) 게이트’ 수사에서 각각 1000만원과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으나 지난해 9월 언론에 공개될 때까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형택씨를 재소환, 지난해 9월 김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씨의 측근인 김성환씨(51)에게 신 전 총장에게 수사 중단을 요청토록 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형택씨와 임운희(林雲熙) 변호사의 통화명세를 입수해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통화명세를 통해 이용호씨가 신승환(愼承煥)씨에게 5000만원을 준 내용이 담긴 통장에 대해 임 변호사가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부장관에게 알려줬는지, 이형택씨가 임 변호사에게서 이용호씨의 통장 사본을 건네받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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