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강도 현금수송직원 쏴 죽이고 3억강탈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1시 42분


2인조 총기강도가 현금수송 은행직원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사건발생= 21일 오전 10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둔산지점 지하주차장에서 권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든 2인조 복면강도가 현금을 옮기던 이 은행 용전동지점 김경환(46) 과장의 가슴과 팔, 다리 등에 실탄 4발을 쏘고 현금 3억원이 들어있는 돈가방을 빼앗은 뒤 경기 XX 5427호 검정색 그랜저XG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총에 맞은 김과장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0여분 뒤 숨졌다.

김과장은 청원경찰 등 2명과 함께 승합차를 이용, 용전동지점에서 영업자금 6억원을 2개의 가방에 나눠 지역본부가 있는 둔산지점으로 수송하던 중이었다.

현금을 옮기던 직원 박모씨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순간 주차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범인들이 승용차로 현금수송차량의 뒤를 막은 뒤 공중에 공포탄 1발을 쏘며 위협했다"며 "이들은 김과장이 달아나자 실탄 4발을 김과장에게 쐈다"고 말했다.

▽경찰수사= 경찰은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승용차가 1999년 3월18일 경기 평택시 서정동에서 도난당한 차량으로 밝혀내고 이 차를 찾고 있다.

경찰은 또 대전둔산경찰서 삼천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주요 예상 도주로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현금 수송시각을 정확히 알고 있던 점에 비춰 은행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사건 현장에서 탄피 1개를 수거, 정밀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탄피가 38구경 권총의 탄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월15일 0시10분경 대전 동구 송촌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순찰중이던 노모(33) 경사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뒤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된 38구경 권총 1정을 도난당한 사건의 범인과 이번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도 범인들은 20대 후반 남자 2명이었으며 범행 차량도 전날 도난당한 차였다.

▽문제점= 이번 사건은 경찰이 5일부터 연말연시 방범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지 보름여만에 발생했다.

더욱이 11일 대구 K은행에 엽총을 든 복면강도가 침입, 현금 1억여원을 빼앗아 달아난 데 이어 18일 경북 경주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자 2명이 신호대기중이던 J은행 현금수송차 트렁크에서 현금 3070만원이 든 가방을 꺼내 달아난 지 3일만에 이번 사건이 일어나 경찰 방범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다 사건이 일어난 지하주차장에는 폐쇄회로TV(CCTV)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금융기관의 안일한 방범의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범인들이 갖고 달아난 돈가방에는 리모컨 작동시 강한 전류가 흐르도록 고안돼 있으나 이것 마저도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이기진 지명훈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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