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지킴이/임백천]20년 무사고운전 비결은 '여유'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15분


TV와 라디오에서 교통관련 방송을 여러해 진행해온 덕에 지난달 정부로부터 교통안전 홍보대사에 위촉된 방송인 임백천씨(43·사진).

최근에도 2년 넘게 교통질서 캠페인 방송을 진행해오면서 이제 ‘준(準) 교통전문가’대열에 오를 정도가 됐지만 항상 ‘바른소리’만 하다보니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절감할 때가 누구보다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서울같은 대도시에서 교통질서 일일이 지켜가며 운전하기 어렵다는 건 매일 바쁘게 방송생활을 해야하는 제가 더 잘 알죠. 하지만 경찰관이나 카메라가 지켜볼 때만 지킨다면 그건 질서가 아니죠.”

일을 위해 하루 50㎞이상을 직접 운전해야하는 그로서는 바쁠 때는 좀 과속을 하거나 신호위반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 마음을 억누르고 준법 운전을 하는 그에게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목격하는 도로 위의 무질서한 운전행태가 예사롭지 않다.

왠만큼 바쁘지 않으면 과속을 피하기 위해 2차선을 이용한다는 임씨는 부득이하게 끼어들기를 할 경우에도 꼭 비상 라이트를 켜서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는 운전 에티켓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20년 넘게 운전을 하면서 큰 사고 한번 내지 않은 그는 “질서 지키면서 여유있게 운전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고 말한다.

“방송에서 외국과의 비교를 자주 해보는데 한국의 운전자들이 너무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는 교차로에서 파란불이 켜졌을 때도 앞 차들이 밀려있을 경우에는 절대 진입하지 않아요. 일종의 금기로 여길 정도죠.”

훌륭한 교통정책 못지 않게 남이 보든 안보든 여유를 갖고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이 아쉽다는 생각에서 관심을 갖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질서의식을 몸에 배게 만드는 교육의 중요성이다.

“3살 밖에 안 된 둘째아이를 뒷좌석에 태울 때도 안전벨트를 잊지않고 채워줘요. 이제는 아이가 차만 타면 ‘안전벨트’를 외치죠.”

임씨는 “외국처럼 교통학교를 만들어 어릴 때부터 교통교육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