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진승현 만남 결국 악연?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7분


신광옥(왼쪽)씨와 진승현씨.
신광옥(왼쪽)씨와 진승현씨.
신광옥(辛光玉) 법무부차관과 MCI코리아 소유주 진승현(陳承鉉)씨는 지난해 1월 진씨가 경찰청 조사과(일명 사직동팀)에서 조사받은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사직동팀은 진씨가 대통령 친인척과 여권의 실세들을 거론하며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진씨를 조사했다고 검찰 관계자가 12일 밝혔다.

진씨가 조사받은 지난해 1월은 공교롭게도 신 차관이 대검 중앙수사부장에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달이다. 민정수석은 사직동팀의 최고 지휘책임자다.

사직동팀은 벤처열풍을 감안해서인지 ‘진씨는 건실한 사업가’라는 긍정적인 조사 결과를 신 차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보고서를 본 신 차관은 대학 후배인 진씨를 불러 친분을 맺게 됐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신 차관이 금품수수 의혹 보도가 나가자 진씨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다가 12일 ‘만난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꾼 것도 이같은 인연을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검찰은 신 차관과 진씨가 사직동팀 조사 이후에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실장이던 최택곤(崔澤坤)씨의 주선으로 두세 차례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씨는 검찰에서 지난해 5월 서울 P호텔 일식당에서 최씨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으며 지난해 8월에도 같은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

진씨가 최씨를 통해 신 차관에게 1억원을 전달하라고 의뢰했다고 진술했으나 신 차관이 실제로 돈을 받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신 차관과 진씨의 만남이 우연의 연속만은 아니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를 계기로 신 차관과 진씨의 인연이 ‘악연’으로 변할지, 우연으로 끝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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