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뉴질랜드 고양이' 고향 품 안착

  • 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37분


뉴질랜드에서 우연히 한 화물선에 올라탄 뒤 머나먼 한국까지 오게 된 고양이가 현지인들이 벌인 ‘고양이 귀환 운동’ 등에 힙입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4일 뉴질랜드 ‘뉴 플리머스’항 부두 노동자들의 사랑을 받아오다 이 부두에 들어온 한국행 화물선 토미와카호에 올랐다가 한국까지 온 고양이 ‘콜린스’를 이날 오후 8시35분 오클랜드행 KE8823편 화물칸에 실어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지난달 14일 한국인 선원을 따라 토미와카호에 올라 먹이를 먹다가 미처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뜻하지 않은 항해를 하게 됐다.

9년 전 한 부두 노동자가 키우기 시작해 부두 노동자 전체의 ‘친구’가 된 콜린스가 없어지자 부두에는 일대 비상이 걸렸다. 부두 노동자협회는 부두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찾지 못하자 콜린스가 없어진 시기를 전후해 정박했던 모든 배에 팩스를 보냈다.

다행히 여수항으로 항해 중인 토미와카호에서 반가운 응답이 왔다. 2등 기관사가 자신을 졸졸 따라온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이에 배가 출항해 의도하지 않게 데리고 왔다는 것. 콜린스가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과 함께 잘 보살피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같은 사연은 지난달 28일자 뉴질랜드 헤럴드지 1면 기사로 소개되면서 현지에서는 ‘콜린스 귀환 운동’이 확산됐다.뉴질랜드 오클랜드 지점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대한항공은 3일 광양항에 도착한 콜린스를 국내선 항공편으로 공수해 4일 다시 뉴질랜드로 보낸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애완동물을 아끼는 뉴질랜드 국민들의 마음을 생각해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고양이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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