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대 임안수 교수 "시각장애인들의 천사"

  • 입력 2001년 11월 15일 23시 07분


“시각장애인들이 미국이나 캐나다를 동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아직은 이들에게 너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말과 글을 바르게 쓸 수 있도록 평생을 바치고 있는 대구대 임안수(林安秀·59·사진) 교수가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를 펴냈다.

대구대 점자도서관장을 맡고 있는 임 교수는 10세 때 대전에서 폭발물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그는 중앙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과 재활과정을 마치고 1982년부터 대구대에서 시각장애인들의 ‘눈’ 역할을 하고 있다.

임 교수가 그동안 시각장애인을 위해 펴낸 논문과 책은 70여편. 전국 맹학교에 점자교과서를 보급하고 일반 시각장애인을 위해 ‘올바른 언어예절’ ‘민원업무 안내서’ ‘한글맞춤법 해설’ 등을 펴냈다.

“현재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15만명 가량입니다. 대부분 저처럼 후천적인 사고나 질병으로 시력을 잃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시각장애가 불쑥 찾아올 수 있어요. 시각장애인이 되면 이동하고 책읽는 일이 가장 불편해집니다. 이들이 겪는 좌절과 절망을 막아줄 수 있는 국가적 대책이 아직은 매우 부족합니다.”

임 교수는 시각장애가 생기면 재활전문가가 즉시 이들과 접촉해 장애정도를 평가하고 재활훈련을 시키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재활프로그램은 정말 부럽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되는 순간 나라에서 관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됩니다. 시각장애로 절망해 자살할 수도 있는 틈을 미리 막는거죠.”

임 교수는 내년에는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용어집을 펴내고 교양도서를 전자점자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대구〓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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