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신안 가거도 생태파과 우려

  • 입력 2001년 11월 15일 23시 07분


한반도 최서남단으로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천연기념물 흑비둘기(제215호)의 집단 서식지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 섬을 관통하는 포장도로가 개설될 계획이어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신안군이 7월 가거도 중심부인 대리와 항리 사이를 잇는 5㎞ 도로 가운데 400m를 포장한데 이어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나머지 구간에서 추가 공사를 벌이기로 하자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며 최근 도로포장에 관한 의견서를 보냈다.

목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가거도는 봄철과 가을철에 중국과 일본 등지로 이동하는 60∼70종의 철새 통로이자 대엽난, 콩난, 새우난 등 희귀난과 약초가 집단 자생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도로포장이 예정된 구간은 다양한 종류의 초본이 자라고 강우시 일시적으로 물 웅덩이가 생겨 먼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수분 공급처가 되고 있다는 것.

이 단체는 도로포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흑비둘기 번식이 지장을 받을 수 있고 도로변에 자생하는 초본류도 훼손돼 조류의 은신처가 사라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목포환경운동연합은 군청에 △흑비둘기 번식시기인 2월부터 7월까지 공사 중단 △차량통행이 어려운 구간만 포장 △도로변 식물 군락지 현 상태 유지 △주위환경과 유사한 자연 자갈 사용 △콘크리트 수로 설치 자제 등 7개항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신안군청 관계자는 “도로포장사업은 응급환자 수송과 관광객 불편 해소를 위해 주민들이 수년째 요구해온 숙원사업”이라며 “환경단체의 제안사항에 공감하지만 콘크리트 수로 설치 반대나 자연 자갈 사용 등은 포장공법상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신안〓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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