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래 국세청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 논란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34분



손영래(孫永來) 국세청장 차남의 병역 면제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 쟁점은 손 청장의 차남이 면제 사유였던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최근에도 받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으려면 성인이 되어도 치료를 받을 정도의 증세이어야 하기 때문.

15일 국회 예결위에서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손 청장 차남의 건강보험 관련 기록에는 작년 3월까지만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손 청장의 차남이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이라면 무보험으로 비싼 진료비를 내고 치료를 받았거나 국외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얘기가 된다.

"특권층 병역비리에 자주 이용돼"

박 의원은 “피부염은 98년 병역법 개정 전까지만 해도 특권층 자제들의 병역 비리에 자주 이용되는 질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 청장은 “차남이 어릴 때부터 태열이 심했고 중학교 1년부터 병세가 심해져서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90년경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 피부과’와 한방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유○○ 피부과’ 원장의 소개로 93년부터 대학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

손 청장은 “지금도 집 근처 ‘최○○피부과’에서 1개월 단위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최○○피부과에서 진료 받은 기록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는 작년 3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11회 진료 받은 사실이 적혀 있다.

"치료관련자료 언제든 제시 가능"

손 청장은 예결위가 열리기 전 곽진업(郭鎭業) 국세청 차장 등과 함께 박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와 자료를 보이며 질의내용 수정을 요청했다. 손 청장은 “외국에 나가 있던 기간에 대해선 출입국 기록과 (외국에서의) 치료관련 자료 등을 언제든지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국세청은 박 의원의 고향(경북 영주) 출신 지방세무서장과 민주당 고위당직자까지 동원해 손 청장 관련 질의를 빼달라고 부탁했다. 이런 줄다리기 끝에 박 의원의 질의순서가 당초 6번에서 10번으로 늦춰졌고 박 의원은 질의에서 손 청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

<송인수·천광암기자>issong@donga.com

▽아토피 피부염이란?

의료계에 따르면 흔히 태열이라고 불리는 만성피부질환으로 피부건조증과 가려움증이 주증상. 두드러기 금속알레르기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사람의 0.5∼1.0%, 어린이의 5∼10%가 앓고 있다. 환자의 50%는 두 돌 이내에 증상이 없어지지만, 25%는 청소년기까지 지속되며, 25%는 성인이 되어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학설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