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허남석총경 잠적…경찰, 직위해제 방침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37분


‘이용호 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허남석(許南錫·46) 총경이 26일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의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뒤 잠적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허 총경은 26일 오전 11시경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라는 경찰청의 통보를 받은 뒤 “알았다”고 답변하고는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있다가 27일 오전 10시경 부인을 통해 서면으로 서울경찰청에 27일과 28일 이틀간 휴가원을 제출했다.

경찰청은 지금까지의 감찰조사 결과 허 총경이 그간의 진술과 달리 ‘이용호 게이트’에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수사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허 총경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본보 취재진이 27일 허 총경이 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아파트를 찾았으나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는 “오늘 아침 일찍부터 집이 비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앤지(G&G) 측이 2월 허 총경 사촌동생 허옥석씨를 통해 허 총경에게 여직원 명의의 휴대전화를 제공한 뒤 통화료를 대납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통화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허옥석씨가 G&G 그룹에 대한 증권가 루머와 관련해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내기 한달 전인 4월 말 영등포경찰서 김모 수사과장(37)에게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네주려다 거절당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경찰은 허 총경과 영등포경찰서 최모 서장, 수사과장 등 11명에 대한 계좌추적을 계속하는 한편 수감 중인 허옥석씨의 진술을 듣기 위해 검찰에 접견을 신청했다.

<현기득기자>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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