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 공방]野 "대통령 친인척도 연루 의혹"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54분


여야는 23일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 회장의 금융비리 사건에 대한 공방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을 다시 거론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무책임한 의혹 부풀리기를 한다고 비난했다.

▽‘이용호 리스트’ 논란〓비망록이 있다고 처음 주장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검찰이 비망록을 입수했다는 제보를 받았고, 일부 내용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회장을 조사했던 담당 검사는 이를 모를 수도 있다”고 말해 보기에 따라 한 발 물러서는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

검찰은 비망록 인수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민주당 김명섭(金明燮) 사무총장도 “우리는 그런 비망록을 입수한 바 없고, 개인적으로 비망록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야당은 언론에 흘리지 말고 수사 중인 검찰에 내놓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대통령 친인척 논란〓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 내부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권력 전반에 걸친 총체적 비리 의혹 사건”이라며 “대통령 인척과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관련설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대변인은 다른 논평에서 “이 회장이 보물선 인양 사업을 하는 데 민주당 고위층 친인척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정계 관계 인사들이 이 회장 회사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받아 억대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에 “야당이 나라와 경제는 망가지건 말건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오로지 정치와 경제의 불안을 부추기기만 하고 있다”며 “지금은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진상규명에 협조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국정과 민생 안정을 선도하기는커녕 국민 불안 부추기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노림수가 결국 국가적 위기를 조성해 정치적 반대 급부를 얻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송인수·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