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내버스 36% 69일째 파업…시민들 “끓는다 끓어!”

  • 입력 2001년 9월 21일 21시 15분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를 두달넘게 멈춰서 있는데 울산시와 노동부 경찰, 그리고 버스 업체 노사는 도대체 뭣하고 있습니까.”

울산시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metro.ulsan.kr)에는 21일로 69일째 계속되고 있는 시내버스 파업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이같은 비난이 하루 20건 이상 게재되고 있다.

울산지역 9개 시내버스(총 594대) 가운데 학성 신도 남진여객 등 3개사(시내버스 213대)노사가 임단협 결렬로 파업에 돌입한 것은 지난 7월15일.

파업에 돌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방학과 여름휴가 등이 겹쳐 불편은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지난달 말 학생들이 개학한뒤 학교마다 지각생이 평균 20%에 이르는 등 불편이 계속되자 시민들은 관계 기관의 미온적인 대처와 노사의 경직된 협상태도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현재 버스업체 노사의 가장 큰 쟁점은 파업주도 노조간부에 대한 징계 수위(水位).

노사는 파업 돌입 24일만인 지난달 7일 임금 5%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내용으로 한 잠정합의안까지 마련했으나 노조측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추가로 요구한 노조간부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 을 사측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회사측은 “불법파업을 벌여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3개사 노조 위원장(3명)은 사규에 따라 해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조합원의 권익향상에 앞장선 위원장을 해고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정직(停職)까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

양측의 이같은 입장차이가 한달 이상이 지나도 좁혀지지 않자 시와 울산지방노동사무소 등은 “중재노력은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진맥진한 모습이다.

경찰도 사태해결에 미온적이기는 마찬가지.

울산지방경찰청 황학연(黃鶴淵)차장은 “노사가 조금만 양보하면 타결이 될 수 있는데다 경찰이 투입되면 사태해결이 더 어려워진다”며 파업중인 버스업체 주변에서 외곽경비만 하고 있다.

이와관련, 울산 경실련은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기회에 파업 버스업체에 대한 시의 지원금 중단과 중요노선 배제 등의 불이익을 줘 시민불편을 담보로 한 노사분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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