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성 47% 감염…자궁암 유발 가능 바이러스

  • 입력 2001년 8월 31일 23시 19분


국립보건원은 유흥접객업소 여종업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파필로마 바이러스(HPV)’에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HPV 감염증을 성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31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부산과 대구 전주 등 4개 지역 유흥접객업소에서 일하는 여종업원 500명의 HPV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47%가 감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는 HPV 감염자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으며 유럽의 조사에서는 20, 30대 여성의 10∼2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 감염자 중 5% 정도가 자궁경부암의 전(前) 단계인 ‘자궁상피 이형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자궁경부암 환자 중 90% 이상의 발병 원인이 HPV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HPV 감염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성접촉을 갖고 있어 더욱 확산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올 들어 유흥업소 종사자와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HPV 감염 실태를 계속 조사중”이라며 “연말에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성병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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