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개원은 언제쯤…"

  • 입력 2001년 8월 24일 18시 54분


경기 성남시 분당에 신축중인 분당 서울대병원(사진)이 예산 부족과 영안실을 둘러싼 인근 주민들과 마찰로 공기가 늦춰지고 있다.

성남시는 물론 용인 광주 이천시, 여주군 등 경기 동부 지역 주민들은 이 병원이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해왔다.

이 때문에 이 병원의 완공일이 늦춰지는 속사정을 궁금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

▽자금난〓96년 착공한 분당 서울대병원은 지하 3층 지상 15층 연면적 4만3000평에 812병상을 갖출 계획이다. 300병상은 국내 최초로 치매센터 등을 갖춘 노인 관련 질환 전문병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공정은 57%로 당초 2000년말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확장에 따른 설계변경과 공사비 부족 등으로 2003년 3월로 개원 일정을 늦췄다.

그러나 재원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는지 불투명해 개원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총공사비 3170억원 가운데 올해까지 2350억원이 투입됐지만 나머지 820억원의 추가 자금에 대해 기획예산처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병원 기획운영팀 관계자는 “정부가 인정한 공사비 외에도 500여억원이 더 필요한 상태”라며 “병원 스스로 자금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정상적인 개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안실에 대한 주민 반발〓당초 본관 지하층에 설계된 영안실이 인근 빌라단지 옆으로 위치가 변경됐으며 규모도 지하 2층 지상 1층 1500평으로 늘어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병원 인근 K, C, W빌라 주민들은 “주거지와 50여m밖에 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신설 예정인 구미중학교와 영안실이 마주보게 된다”면서 “주거 환경 악화, 학생 수업 방해, 교통사고 위험 등이 예상돼 영안실을 당초 예정대로 본관 지하에 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성남시는 주민들이 반발하자 영안실 건축허가를 반려했고 서울대병원측은 3월 수원지법에 건축허가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다음달 5일 판결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측은 “영안실은 사실상 지하에 있어 주거 환경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주민들은 영안실은 제쳐두고 우선 병원만이라도 개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할 것을 바라고 있다.

<성남〓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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