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주한미군 기름유출 시인…미군측 시추작업 현장 공개

  • 입력 2001년 8월 10일 18시 37분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의 지하수 오염사건과 관련, 주한미군은 용산기지 내 관정 22곳을 뚫어 기름 유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최소한 2곳 이상에서 휘발유 성분이 검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주한미군은 이날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수 토양 오염을 확인하기 위한 시추 작업 현장을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미군 극동공병단 전은영 수석연구원은 기자회견에서 “녹사평역 인근 기지 내 주유소 주변 등 22곳에 관정을 뚫어 조사한 결과 최소한 2곳 이상에서 휘발유 성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정확한 오염원인은 다음주 초 서울시, 환경부 등과 함께 공동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밝혀질 것”이라며 “현재로선 용산기지가 녹사평역 지하수의 오염원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용산기지 시설 공병대장 대니얼 워스 중령은 “과거 수차례에 걸쳐 용산기지 내에 설치된 난방유 저장 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된 적이 있었다”며 “그때마다 규정에 따라 오염된 토양을 제거 처리하는 한편 1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각종 유출 방지시설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워스 중령은 또 기지 내 기름 유출과 녹사평역 지하수 오염 사건과 관련성 여부에 대해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미군이 기름 누출이 확인됐을 때 한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오염 토양을 처리했다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국민 사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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