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설립 표류…市-시민단체 강력 반발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29분


국제항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부산항에 항만공사(PA)를 설립키로 한 정부의 계획이 좌초위기에 처하자 부산시와 경제계 시민단체 등이 강력 대응에 나섰다.

부산시 등은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항만공사가 설립될 경우 기구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늦어도 연말까지는 PA설립이 가시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항은 국제경쟁력을 가진 국내 유일의 항만으로 경쟁국인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에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참여하는 PA설립이 시급하다는 것.

이에 따라 부산시 관계자와 경제단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대표 등 20여명은 최근 부산시청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PA 조기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 전진(全晉) 행정부시장과 오거돈(吳巨敦) 정무부시장, 시민단체대표인 박인호(朴仁鎬) 교수 등 6명은 26일 기획예산처와 해양부, 재정경제부 등을 방문해 항만공사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이번 주 중에는 각계 시민대표가 참여하는 ‘부산항 자치권 쟁취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다각적인 활동으로 PA 설립을 촉구하기로 했다. 부산지역 5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은 조만간 범시민결의대회를 열기로 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항만을 봉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99년 3월 국유국영인 부산항과 인천항에 대해 2001년부터 독립경영이 가능한 항만공사 설립계획을 발표했으나 최근 협의과정에서 해양부와 관련 부처들의 이견이 노출되면서 공사 설립은 연내에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항만공사란 조직의 장이 인사 재정 운영권의 자치를 보장받는 특수법인 형태의 공공조직. 항만관리 체계를 관(官) 중심에서 기업경영 체제로 탈바꿈시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게 목적이다. 세계 30대 선진 항만들은 대부분 PA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부산항만공사 추진일지▼

▽99년 2월〓기획예산처 주관 ‘정부조직 경영진단보고서’, 독립경영 가능한 부산항 인천항에 항만공사제 도입 권고

▽99년 3월〓기획예산처, ‘정부운영 및 기능조정방안’에 항만공사 포함해 국무회의 보고

▽2000년 6월〓해양수산부, ‘항만공사제 도입 방안’ 연구용역 완료

▽2000년 9월〓해양부 부산시 인천시, ‘항만공사추진위원회’ 구성해 8차례 회의개최

▽2000년 11월〓해양부 부산시 인천시, 특별법 제정해 2001년 6월까지 항만공사 설립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합의

▽2001년 3월〓해양부, 항만공사법안 마련 및 관련부처 의견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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