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 이석희씨 FBI 피해 도주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47분


국세청의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인 이른바 ‘세풍(稅風)사건’의 주역으로 미국에 도피중인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이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검거되기 직전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FBI 요원들은 이 전 차장이 미국의 한 지방도시에 체류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현지에서 탐문 수사를 벌였는데 이 전 차장이 이를 눈치채고 도주했다는 것.

수사 당시 FBI 요원들은 동양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식별하지 못해 이 전 차장의 거주지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이씨가 수사망이 좁혀 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전 차장은 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 서상목(徐相穆) 전 의원 등과 함께 24개 기업에서 166억7000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세풍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98년 8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직후인 99년 12월 이 전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측에 이 전 차장의 신병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열린 한미 법무장관 회담에서 미국에 도피중인 주요 범죄인을 검거하기 위해 한국계 미국인 수사요원을 미 법무부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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