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올 춘투 벼른다…‘대우車 폭력진압’ 계기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대우자동차 노조원에 대한 경찰의 ‘4·10 폭력진압’으로 노동계가 들끓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노총이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태세여서 올 노동계 춘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민주노총은 2월16일 대우자동차 노조원 1750명에 대한 사상 초유의 정리해고에도 ‘강공’을 자제해왔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에 밀린 탓도 있지만 연초 단병호(段炳浩) 위원장이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위원장에 당선된 뒤 계파 갈등이 심화된 게 더 큰 요인이었다.

폭행당한 동료의 피가 이춘상씨의 카메라에 튀고 있다

[동영상]부평사태
[화보]부평사태
[동영상]부상자 인터뷰

▼관련기사▼
- 민노총 변호사
 폭력선동 논란

- 현장촬영한 이춘상씨
- 14일 부평집회
- 민주노총 사이버시위
- 부상자 인터뷰
- 네 티즌 분노
- 갑자기 거칠어진 경찰
- 대우車 폭력진압 파문

경찰의 ‘폭력진압’ 장면 비디오와 사진 등이 공개되자 민주노총은 14일 부평역 앞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연 데 이어 21일에도 서울 부평 부산 광주 등 전국 20여곳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정권퇴진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또 17일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 고발하고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시위 전개, 진압 장면 비디오 상영 및 사진전 개최 등 선전전에 주력할 방침이다.

문제는 이것이 총파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며 대우자동차 문제를 대화로 풀어 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부평경찰서장 직위해제에 이어 노동계를 달래기 위한 또다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이 15일 부평 세림병원을 방문, 부상한 근로자를 위로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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