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장관 귀국안팎]'PCS로비' 윗선 밝힐까

  • 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43분


이석채(李錫采·56) 전 정보통신부장관의 귀국이 정치 사회적으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가 문민정부의 핵심비리 사건으로 꼽혀온 개인휴대전화(PCS) 사업자 선정 사건에 직접 연루돼 있다는 점과 문민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어온 핵심 실세였다는 점 때문이다.

▼검찰 "혐의입증 안된상태"▼

▽수사 어디까지?〓PCS 사업자 선정 비리사건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전장관과 그 외의 정관계인사의 로비 여부였다. 98년 수사과정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LG텔레콤 등이 사업자선정 작업 이전부터 문민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인 단서가 일부 포착되기도 했다.

또 이 전장관이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고교 선배로 현철씨 인맥이라는 얘기도 나돌았고 이로 인해 현철씨의 관련 여부에도 의혹이 쏠렸다.

검찰은 이런 의혹에 대해 신중한 자세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장관의 혐의 입증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그 윗선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8년 이 전장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때도 그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 상태는 아니었고, 단지 그가 귀국을 거부해 그랬던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비슷한 경우로 기소됐던 강경식 전 재무부장관 등에 대한 무죄판결이 부담스럽고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뇌물을 줬다는 일부 사업체 관계자들의 진술이 흔들려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귀국 배경〓귀국에 대해 이전장관과 검찰 사이에 사전 협상이 있었는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만약에 있었다면 처리방향에 대해서도 ‘교감’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사이의 ‘정치적 흥정’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검찰은 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장관측에서 간접적으로 귀국사실을 통보했을 뿐이며 우리와 직접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장관이 이전에도 2, 3차례 귀국 의사를 밝힌 적이 있어 이번에도 진짜 귀국할지 반신반의했다”고 말했다.

▼이씨측 "YS와 연락안해"▼

▽미국에서 어떻게 지냈나〓이전장관은 98년 수사 이후 미국 하와이대에서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으로 옮겨 연구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측근은 “이전장관이 ‘한국이 왜 IMF 경제위기를 맞았는가’라는 주제로 연구논문을 작성했으며 이 논문이 끝나 귀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전장관은 미국에 있으면서 김영삼 전대통령측과는 전혀 연락이 없었고, 오히려 그 쪽에 대해 서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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