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씨 위령제 대공분실서 열린다… 경찰, 제한적 허용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朴鍾哲·사진)군의 14주기 위령제가 사망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보안분실(구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열리게 됐다.

경찰은 보안분실이 현재도 국가보안시설임을 이유로 ‘위령제 불허’ 방침(본보 8일자 A31면 보도)을 고수해 왔으나 10일 태도를 바꿔 이곳에서의 위령제를 허가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군의 유족이 아직 고문현장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을 참작해 위령제를 허가하기로 했다”며 “대신 국가보안시설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안분실이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 분실이 생긴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박군의 14주기 위령제는 12일(기일은 14일) 그가 물고문을 당해 숨진 보안분실 509호에서 열리게 됐다.

위령제에는 아버지 박정기씨(72·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장) 등 직계가족과 위령제를 주관할 스님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