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지구의 날]세계로 뛰는 어린이 환경 지킴이 2명

  • 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어린이 환경 전령사 2명이 ‘새만금 개펄’을 살리기 위해 세계 환경무대에 나선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 과천시 문원초등학교 5학년 전수진양(11)과 경기 안산시 시곡초등학교 6학년 제아라실양(12). 5월 22일부터 3일 동안 영국 이스트본에서 열리는 제3회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어린이환경회의(ICC)에 참석해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새만금간척 사업의 문제점 및 개펄 보전의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 회의는 앞으로 지구를 물려받게 될 어린이 세대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995년 유엔이 창설한 회의체로 10∼12세의 어린이가 참석 대상. 올해는 100여개국에서 참석할 예정으로 어린이들이 채택한 선언문은 유엔을 통해 각국 정부로 전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UNEP 한국위원회를 통해 60명의 어린이들이 이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인데 두 어린이는 새만금 개펄 살리기를 위한 연설을 신청해 놓은 상태. 이 두 어린이는 모두 2월말 ‘새만금 간척산업은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의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선언했던 ‘미래세대 소송단’의 일원이다. 미래세대 소송단은 다음달 4일 해양수산부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매립면허 취소청구소송’을 낼 예정이다.

“작년 말 아빠를 따라 새만금 지역을 찾았을 때 공사로 물이 다 빠져버린 모습에 실망했지만 바지를 걷고 개펄로 들어가 바위틈 사이에 숨어있는 꽃게며 홍게 조개 등 갖가지 생물들을 보고는 너무도 신기하고 아름다워 한참동안 가만히 서있기만 했어요.”

이 때 개펄 속에 숨겨진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버렸다는 수진양은 이후 새만금개펄 관련 책자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만 나면 학교 친구들에게 새만금간척사업 반대를 호소하는 ‘N세대 환경운동가’가 됐다.

가족이 모두 녹색연합 회원으로 역시 해양환경운동가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의 바다와 개펄을 다녔다는 아라실양은 “같은 곳을 오랜만에 다시 찾았을 때 이전과는 달리 오염된 모습으로 바뀌어 있는 것을 보고 속상해 한 적이 많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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