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문일현기자 '오락가락' 진술

  • 입력 1999년 10월 28일 01시 12분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폭로한 ‘언론대책문건’의 작성자로 밝혀진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는 작성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진술을 하고 있다.

문기자는 26일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의 보좌관인 최상주(崔相宙)씨와 통화한데 이어 27일에는 중앙일보 한남규(韓南圭)편집국장, 정순균(鄭順均)부국장과 각각 통화했다.

문기자의 진술 중 가장 엇갈리는 대목은 문건작성 경위.

중앙일보 김영배(金榮培)사장실장은 27일 문건작성 경위와 관련, “문기자가 오늘 본사 정순균부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6월경 평소 친분이 있던 이종찬부총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언론대책을 한번 만들어보라는 얘기에 따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상주보좌관은 “6월말경 베이징(北京)에서 문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문건이 하나 있는데 팩스로 보낼테니 부총재께 보고하고 검토해달라’며 문건을 보내와 받아놓은 일이 있다”며 문서작성이 문기자의 ‘일방적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문기자는 27일 오후 한편집국장과의 통화에서는 “이부총재가 먼저 요구한 것은 아니고 내가 상황이 걱정돼서 작성한 것이다”며 정부국장과의 통화와는 다른 진술을 했다.

진술차이가 있는 또다른 대목은 문서작성이 문기자 ‘단독행동’이었는지 여부.

최보좌관은 “문기자가 26일 통화에서 문서작성을 할 때 중앙일보 모간부와 사전에 상의했다고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기자는 한편집국장과의 통화에서는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중앙일보와 짜고 한 것처럼 돼 있는데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측은 밝혔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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