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배터리 못구해 새 단말기 삽니다"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휴대전화의 소모품인 배터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전자통신회사들이 신형모델의 휴대전화기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구형모델의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거나 신형제품의 경우에도 구형이 될 때에 대비해 여분의 배터리를 만들지 않기 때문. 이에 따라 배터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비싼 휴대전화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고 중고 전화기는 산더미처럼 쌓이는 국가적 낭비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원 최모씨(32)는 2년전 장만한 삼성전자 단말기의 배터리가 수명이 다해 최근 새로 구입하려고 나섰지만 인근 대리점을 다 다녀봐도 배터리만 파는 곳은 없었다. 최씨는 “대리점에서는 비싼 배터리를 사지 말고 신형 단말기를 싸게 줄테니 사라는 말만 한다”고 말했다.

구형 단말기뿐만 아니라 신형 단말기도 배터리 구입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6박7일간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중인 LG의 신형 단말기. 광고대로 6박7일간 쓰려면 대용량배터리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이 배터리를 취급하는 대리점이 거의 없어 소비자들은 서비스센터까지 직접 찾아가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이밖에 대기시간은 짧지만 단말기 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는 소용량 배터리도 시중에는 거의 유통되지 않아 이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대리점서비스업체장비업체에 일일이 문의해야 하는 실정이다. 배터리 가격도 개당 최소 3만원대에서 최고 10만원을 웃돌 만큼 비싼 편이라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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