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호우]청년회원 유비무환, 마을침수 막아냈다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2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신산2리의 20,30대 청장년층으로 구성된 청년회 회원 40여명이 철저한 사전대비와 협동심으로 집중 호우에 마을을 안전하게 지켜내 화제다.

신산2리는 지난해 폭우때 대부분 상가와 주택이 침수돼 막대한 재산피해를 본 곳. 그러나 올해 신산2리는 이들 젊은이의 활약 덕분에 지난해보다 100㎜이상 더 쏟아진 폭우에도 ‘말짱했다’.

올해 3월 결성된 청년회는 지난달 중순부터 장마와 수해피해에 대한 대책을 여러차례 논의했다.

청년회는 이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분수천에 놓인 5개 다리 교각에 쓰레기더미가 걸려 강물이 빠지지 못하고 마을로 넘쳐난 것이 지난해 수해의 원인인 것으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사무소에 요청해 포클레인을 지원받아 5,6명씩 다섯개 조를 짜 다리마다 나가 쓰레기더미를 제거하기로 했다. 31일 밤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자 회원들은 일제히 삽 곡괭이 갈퀴 등을 들고 나와 교각에 걸린 풀더미 목재 가재도구 등 각종 쓰레기를 걷어냈다.

회원들은 1일 오후 하천 제방둑 일부가 허물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장대비 속으로 달려나갔다.

이들은 땀과 빗물이 뒤범벅된 채 숨쉴 틈 없이 마대에 모래를 퍼담아 허물어진 제방을 메워나갔다. 작업 4시간여 후. 이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2000여개의 마대로 200여m의 제방을 탄탄하게 복구한데다 마침 빗줄기도 가늘어졌기 때문.

김광일(金光一·37)회장은 “젊은사람들이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으면 천재(天災)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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