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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21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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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도소에서 신을 직접 조사하고 있는 한 경찰관은 21일 본사취재기자에게 “신고를 받거나 증거품이 확보된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며 “결국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꽂힐 추가 범죄를 적극적으로 끌어내지는 않는다는 것이 조사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실제로 그의 가족과 동거녀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며 “이들을 괴롭힐 경우 경찰에 타격을 입힐 범행을 재판과정에서 폭로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수사 경찰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 경찰관은 “탈옥부분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하기로 업무분담을 했지만 정황상 누군가가 도와준 게 틀림없고 증거도 몇개 있다”며 “그러나 공모자가 확인될 때의 파장을 고려해 경찰수사팀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신은 1000만원을 턴 모재벌회사 조카 빌라에서 “4성장군의 정복이 걸려 있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으나 ‘신창원특별수사팀’은 “피해자들이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의 수사를 진행시키지 않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성폭행 혐의를 갑자기 들고 나와 신을 단순 파렴치범으로 몰고 가 수사를 서둘러 종결하려 한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지난해 7월3일 충북 청주시에서 김모씨(30·여)를 성폭행한 뒤 돈을 빼앗아 달아난 범인이 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은 경찰의 이같은 발표와는 달리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시 김씨가 신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으나 본보 취재진의 확인결과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불이 꺼져 있어 범인을 자세히 보지 못했으며 신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사건직후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신에 대한 동정론을 차단할 목적으로 신을 ‘파렴치범’으로 몰기 위해 신과 관계없는 성폭행사건을 신에게 덮어씌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현두기자·부산·청주〓석동빈·이헌진·지명훈기자〉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