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피습」끝내 숨진 여섯살 태완이…사건 49일만에

  • 입력 1999년 7월 8일 19시 41분


‘누가, 왜 그랬을까.’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로부터 ‘황산세례’를 받은 뒤 입원치료를 받아온 김태완군(6·대구 동구 효목1동)이 사건발생 49일만인 8일 오전 끝내숨졌다.

5월20일 집앞 골목길에서 황산을 뒤집어쓴 김군은 신체의 40%정도에 3도 화상을 입고 두눈을 실명한 채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측은 “김군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침투한 세균이 몸속에서 급격히 번식하는 패혈 증세가 악화돼 숨졌다”고 밝혔다.

사건발생 직후 택시운전을 그만두고 간호에 매달려온 아버지 김동규씨(35)와 어머니 박정숙씨(35)는 “태완이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어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회복되기를 두손 모아 기도했는데…”라며 울먹였다.

김씨는 또 “그동안 수사에 도움이 될만한 단서라도 건져볼까 하고 태완이가 다소 안정된 상태를 보이면 소형 녹음기를 대고 당시 상황을 묻곤 했으나 태완이는 ‘검은비닐봉지’와 ‘모르는 아저씨’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경찰은 그동안 1만여장의 전단을 만들어 대구시내에 뿌리고 전담반을 구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한관계나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고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목격자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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