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렁이는 검찰]사시 8회 5명 용퇴…검사장 12개이상 空席

  • 입력 1999년 6월 3일 23시 26분


‘고급 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로 홍역을 치렀던 검찰이 이번에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로 술렁이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변수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사시8회 동기인 검사장 7명의 거취. 이들 중 일부는 수뇌부의 퇴진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했으나 3일 오후 8회 동기모임에서 박총장과 격론을 벌인 끝에 최경원(崔慶元)법무부차관과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용퇴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고검장과 검사장 자리가 12개 이상 비게 된다. 법무부는 4일 간부급 인사안을 확정한 뒤 5일까지 대통령 재가를 얻어 발표할 계획이다. 재경지청장 및 차장급 이하 후속인사도 8,9일경 단행할 계획.

대검차장은 신승남(愼承男)검찰국장의 승진이동이 확실시 된다. 검찰국장에는 신광옥(辛光玉)법무부 보호국장과 임휘윤(任彙潤)대검 강력부장이 유력하다. 대검중수부장은 이들중 한명과 이종찬(李鍾燦)전주지검장 중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끌고 있는 서울지검장에는 사시11회의 이명재(李明載)대검중수부장과 김경한(金慶漢)법무부 교정국장이 유력하다. 검사장 승진은 3월 인사 때 탈락했던 사시 13회 정충수(鄭忠秀)동부지청장과 함께 사시 14, 15회에서 대거 등용될 전망.

한편 이번 인사를 앞두고 3일 용퇴한 안강민(安剛民)대검 형사부장의 사연도 화제다. 그는 95년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사건 등 대형사건 수사를 많이 맡았다. 부산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으며 대검 공안중수부장을 거쳐 97년 1월 동기 중 처음으로 ‘검찰의 꽃’인 서울지검장에 올랐다. 그러나 YS정권 때 중책을 맡은 ‘업보’ 때문에 서울지검장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고검장 승진도 못하고 옷을 벗는 ‘비운의 검사’가 됐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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