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아리 뒷풀이」서울대생 2명 익사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21분


19일 0시반경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이 대학 동아리 ‘한멋’의 회원 4명이 신임 회장이 된 신왕수(申王秀·20·섬유고분자공학부 2년)씨를 ‘통과의례’를 치른다며 교내 연못에 던져 신씨가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신씨를 구하기 위해 뒤따라 연못에 뛰어들었던 같은 동아리 회원 강민구(姜民九·19·응용화학부 1년)군도 수영미숙으로 연못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경찰과 학생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경부터 학생회관 3층 동아리방에서 회원 17명이 모인 가운데 ‘동아리의 밤’ 행사를 하며 소주 15병을 나눠 마신 후 신임 회장을 연못에 빠뜨리는 동아리 전통에 따라 이모씨(20·원자핵공학과 1년) 등 4명이 신씨를 연못으로 데려가 물속에 던져 넣었다는 것. 이씨 등은 평소 수영을 못하던 신씨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도움을 요청하자 뒤늦게 모두 연못에 뛰어 들었으나 다들 술에 취한데다 전날 오전부터 내린 비로 연못의 수심이 깊어져 신씨를 구해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 등 3명은 가까스로 연못에서 빠져나왔으나 강군은 수영 미숙으로 숨졌다.

사고가 난 연못(자하연)은 서울대 대학본부 건물 옆에 있는 2백65평 크기로 평소에는 최고 수심이 1.5m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날은 전날 하루종일 내린 비로 수심이 최고 2m까지 깊어져 있었다.이 연못은 평소에도 학생들이 생일을 맞은 동료를 빠뜨리는 등 하루에 2,3명의 학생이 물 속으로 던져지는 곳이다.

한편 경찰은 신씨를 물에 빠뜨린 이씨 등 학생 3명에 대해 과실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이현두·이헌진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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